커튼콜 리뷰

제8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늙은 소년들의 왕국」(극단 걸판)을 보고 - ID 딱정벌레 -10.21.7시-우금치별별마당 대전연극 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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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늙은 소년들의 왕국」 (극단 걸판)을 보고

 

- ID 딱정벌레 -10.21.7시-우금치별별마당 


어떻게 하다보니 공연을 1시간 넘게 맨 뒤에 서서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다리가 조금 아프기도 했는데, 2막이 흐르면서 난 서있는 수직 자세가 제법 이 공연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늙은 소년들의 왕국>은 나이 든 분장을 한 ‘젊은 돈키호테’가 나이든 분장을 한 ‘젊은 리어왕’과 서울역에서 작은 왕국을 꿈꾼다는 연극이다. 서울역 바닥을 주름잡는 밤의 노숙자들이 이 두 노인과 만난다. 서울역 현실파와 클레식 고전의 이상파가 갈등을 하고, 두 경계의 긴장이 박스와 신문지로 서로 화해할 즈음, 가출한 작은 교복 소년이 등장한다. 이 교복 소년은 노인들에게 있어서 ‘작은 백성’이다.


이 소년은 별 말이 없는데 기특한 아이이고, 연극 속에서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이다. 돈키호테나 리어왕보다 이 소년의 힘은 더 더 세다. 


문학을 사회 현실 속에서 건드리고 있는 이 공연은 굳이 <이것이 연극임!>을 말하고자한다. 마치 이 모든 것을 녹이며 소화하는 것이 유일무이하게 연극이라는 듯이 아주 많이 대놓고 연극 (배우) 만세를 외친다.


이 낙서화같은 유쾌한 연극이 끝날 즈음, 오래전에 보았던 뱅크시의 낙서화가 계속 생각이 났다. 낙서는 기본적으로 저항을 의미한다. 저항은 젊다는 것이고 눈을 뜬 자의 몫일 것이다.


이 연극속에 체 게바라의 얼굴이 분명이 그려져 있듯이 그들은 변화를 꿈꾸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 연극은 매우 젊다.

<늙은 소년들의 왕국>이 꿈인지 현실인지 그들은 현실을 실현할 수 있을까? 현실을 소재로한 꿈의 연극은 아니기를 바란다.

얼굴없는 뱅크시의 그림이 억대를 호가한다는데 그가 조롱하는 대상인 중산층 계급들이 그의 그림을 사랑한다는 것자체도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그 해답은 뱅크시의 그림에 있을지도 모른다. 뱅크시의 많은 작품이 적대감을 드러내는 공격성대신 웃음과 반성, 그리고 넒은 사색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늙은 소년들의 왕국>은 뱅크시같다. 극장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은 오세혁의 악의없는 의미를, 자신들을 풍자하는 이 연극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돈키호테와 리어왕과 오이디프스와 체 게바라와 팬텀싱어의 루나를 알아야 조금은 더 재미있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희극적이다. 그래서 조금 슬프기도 하다. 

 

그럼에도 두 번 보고 싶은 이유는 걸판 배우들의 밝고 붉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 본 게시글은 네이버 카페 [대전연극의 즐거움]에서 옮겨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