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단체

전통 국악 [전통국악] 대전하회별신굿탈놀이회


대전하회별신굿탈놀이회


대전지역에서 탈춤, 풍물, 국악, 연극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뜻을 함께하여 200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전과장을 인간문화재 임형규 선생과 전수자 임재선 선생으로부터 전수받았다. 

그 후 지금까지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서 활발한 공연활동을 통해 잊혀져가는 탈놀이 문화와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2008년 창단 후 첫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해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시민에게 알리고 전통문화를 지역민들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누구나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어울림의 장으로 풍성한 탈놀이판을 만들어 가고 있다. 


 탈춤은 우리사회의 모순과 지배층의 권위를 탈잡아 비판하고 민중들의 억눌려 있던 숨구멍을 터주는 통풍구 기능을 갖고 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줌으로써 화합하고 협력을 통한 상생(相生)의 정신을 추구하였으며 공동체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현대화되고 첨단화, 기계화 되는, 그야말로 자고나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경쟁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을 한번쯤은 환기시켜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급하지만 천천히 뒤를 돌아 볼 줄 알고, 내 이웃을 둘러볼 수 있는 넉넉하고 흐뭇한 정서를 만들어 내는 양분 있는 단체로 시민들에게 한 발짝씩 다가가고자 한다.  

 

탈놀이라는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우리 것’을 지키고, 해학과 풍자에서 그려지는 재미진 세상과 화려하지 않으나 절제의 미가 베어나는 춤사위.. 그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오늘도 탈을 쓰고 마당판에 나선다.



하회별신굿탈놀이 과장 줄거리 


1. 무동마당 : 놀이패가 마당판으로 나오고 각시가 무동꾼의 어깨위에 무동을 타며 입장을 한다. 과거 동네마을에서는 각시탈을 성황신의 현신(顯神)으로 받들었고, 각시탈은 땅을 밟지 않고 무동을 탔으며 각시가 무동을 타고 마을을 돌면 마을사람들은 마을의 평안과 풍년농사를 기원하였고, 각시의 신의 힘을 빌어 덕과 복을 받으려는 서민들의 신성(神性의)의 표현이 함축되어 있다. 


2. 주지마당 : 암수 한 쌍의 주지가 삼베 포대기를 뒤집어 쓰고 등장하여 서로 마주보며 춤을 추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주지는 신성하고 무서운 상상(想像)의 동물로써 암 수 주지가 서로 어울려 격렬한 춤을 추는 것은 잡귀와 사악한 것을 쫓아내어 탈판을 정화하기 위함이며, 암수의 싸움에서 암컷이 이기는 것은 다산과 풍농(豊農)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3. 백정마당 : 백정이 도끼와 칼을 넣은 오장치를 들고 등장하며 춤을 춘다. 이때 어슬렁거리며 등장한 소를 보고 본능적으로 소를 때려잡는다. 소의 배를 갈라 염통과 소불알을 떼어 구경꾼들에게 염통과 우랑을 사라고 익살스럽고 재치있는 흥정을 한다. 

 몽두리 춤의 거침없는 몸짓과 소를 단숨에 때려잡는 백정의 행위를 통하여 신분차별에서 오는 제도적 모순에 저항하고, “공자도 자식 놓고 살았다”고 말하면서 “자식을 볼려면 양기가 있어야 되고 양기가 셀려면 바로 이 소불알을 먹어야 한다”고 외치는 행동에서 겉으로는 성을 금기시하며 은밀하게 성을 즐기는 유교체제의 도덕률과 양반들의 도덕적 위선을 비판한다. 


4. 할미마당 : 쪽박을 허리에 찬 할미가 등장하여 베를 짜며 궁핍하게 살아온 신세타령을 베틀가로 읇는다. 베틀가의 내용은 시집간지 사흘만에 과부가 되어 겪는 고통과 삶의 애환이 절박하게 표현된다. 

베틀가가 끝나면 영감과 할미의 청어 먹은 다툼이 벌어진다. 

“할마이 내가 어제 장에서 사온 청어는 다 먹었나”라고 물으면

“어제 저녁에 당신 한 마리 내가 아홉 마리, 오늘 아침에 내가 아홉 마리 당신 한 마리 한두름 다 먹었잖나”라고 반박한다. 청어 한 두름을 독식한 할미의 대응을 통하여 가부장적 권위를 부정하고 남녀간의 상하관계를 뒤집어버림으로써 사회질서에 저항하는 민중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5. 파계승마당 : 부네가 등장하여 고운 자태를 뽐내며 매혹적인 오금춤을 춘다. 흥에 겨워 춤을 추던 부네가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 주위를 살핀 후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치마를 살짝 들고 소변을 본다. 이때 우연히 길을 지나가던 스님이 이 광경을 보고 여인의 오줌냄새를 맡고 욕정을 이기지 못하여 종교적인 계율의 굴레를 떨치고 인간 본성으로 돌아가 세속적인 삶을 즐기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6. 이매마당 : 하회탈 제작에 얽혀있는 전설에서는 미완성의 작품으로 턱이 없이 전한다. 얼굴의 형상은 코가 비틀어져 있으며, 눈은 실눈으로 눈꼬리가 아래로 길게 처지고 이마와 볼의 주름살과 합쳐 좌우 불상칭(不相稱-균형이 맞지 않음) 한 조각의 선이 바보같이 웃는 표정을 나타낸다. 

이런 이매를 놀리고 조롱하는 촐랑거리는 초랭이의 익살스러운 한마당.  


7.  양반과 선비가 거들먹거리며 등장하여 춤을 추다가 서로 부네를 차지하기 위하여 다투게 된다. 양반과 선비는 서로 자기의 자체가 높고, 학문이 깊다고 다툰다. 백정이 소불알을 들고 나타나 “양기에 좋다”고 하자 소불알을 서로 차지하기 위하여 “이건 내 불알일세”라고 하며 다툰다. 이러한 대립구조를 통하여 지배층의 위선과 가식을 여지없이 드러내게 된다. 

이 마당은 지체(신분)와 학식을 내세워 군림하는 당시 지배계층들의 사회적 근거를 하나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부정해 버림으로써 탈놀이의 전승 주체인 상민(민중)들의 억눌린 감정과 불만을 해소할 수 있었다.